■ 신원 내수총괄본부장 이장훈 부사장 - “헤리티지에 새로움을 충전하고 소통해야죠”
비키·지이크파렌하이트 ‘리프레시’ 마켓 선점력 강화 한·중합작 남성복 ‘마크엠’ 중국거점 글로벌 진출 포석
신원은 저력있는 ‘패션기업’이다. 패션시장의 격동기에 많은 우여곡절을 극복하고도 건재한 몇 안되는 종합패션기업 중 하나이다. 이러한 강점이 때로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최근 몇 년간 급변하는 시장 상황 속에서 ‘역사는 곧 올드하다’는 오명으로 해석되곤 하기 때문이다. 보다 젊고 유연한 자세가 필요한 ‘소통’의 시대, 지난해 9월말 취임한 이장훈 내수 총괄 부사장은 신원의 변모를 견인할 수장이다.
취임 3개월 동안 “지켜갈 것과 변화시켜 갈 것”의 숙제를 풀었다는 이 장훈 부사장과 <2018년 신원의 변화>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이영희 기자 yhlee@adj360.com
사진=조동석 기자 zoddong@adj360.com
최강의 무기 ‘인프라’
이장훈 부사장은 무조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신원의 헤리티지는 훌륭하며 지켜가야 하는 인프라 또한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장이 급변하고 있으니 변화의 급물살을 타는데 급급해 손에 쥔 것에 대한 가치를 종종 잊는 경우가 많다. 이 부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공과 실을 명확히 진단하는데’ 시간을 소요했다.
“신원은 패션기업입니다. 여성복 시장 발전을 리드했던 베스띠벨리부터 씨, 비키 등 인지도 강한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으며 남성복 역시 컨템포러리와 캐릭터 시장에서 중요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만큼의 기획, 영업, 유통에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습니다” 이 부사장은 이러한 강점들을 더욱 확고히 하면서 젊은 세대들과 소통할 채널과 방법을 강구하고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큰 틀을 이야기 했다.
브랜드별 시장전개에 있어 충분한 노하우를 갖추고 있지만 포지셔닝의 중복이 많다는 것도 지적했다.
“2017년 한 해 동안 브랜드별 매출도 좋았고 이익도 내고 있지만 각자의 개성과 밸류를 강조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데는 부족했다는 생각이고 향후 젊은층들과 호흡하기에 교두보 역할이 충분치 않다는 결론입니다” 고 설명했다.
실예로 신원의 여성복 ‘씨’의 경우 연령과 세대를 뛰어넘은 젊고 프레시한 여성복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고 이미 지난해 11월에 목표를 초과달성하고 27여억원의 흑자를 낸 바 있다. 오리진을 잃지 않으면서도 장수 브랜드의 취약점인 노화를 극복하고 젊은 층과의 괴리감을 최소화하는 데 1차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새로움을 충전”하는 이러한 움직임은 새해에도 전 브랜드에서 가속화할 방침이다. 여성 영캐주얼 ‘비키’도 2018년 리런칭을 통해 2018 S/S 주요 백화점 입점도 추진한다. 점진적인 백화점 유통 확장을 목표로 향후 아울렛 유통 진출 등 채널 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이며 백화점 전용 라인도 기획했다.
새로운 컨셉을 적용한 비키의 제품들은 합리적 가격대의 컨템포러리 감성라인이 주를 이룬다. 비키는 이런 일관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전개로 노후된 이미지를 벗고 소비자와의 공감대 형성에 주력한다.
남성복역시 시장부침이 심했던 2017년 한해 나름 선전을 했다. 2018년에는 지이크, 지이크파렌하이트, 반하트 가 중복되는 ‘포멀’ 이미지의 영역에서 보다 스타일과 밸류를 명확히 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이부사장은 강조한다.
브랜드별 오리진 강조
“신원은 사실 명품에서부터 합리적인 가격대, 한중 합작 등 혁신과 다양한 시도를 하는 기업입니다. 다만 이러한 강점들을 소비자들과 소통하는데 부족했다는 생각이예요. 세계적인 명품 ‘브리오니’도 신원이 전개하지만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요<웃음>. 정장뿐만 아니라 컨템포러리 스타일의 연출 등, 우리 브랜드에서도 패딩과 아우터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소비자 반응이 좋습니다. 이러한 것들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제대로 소통하고 알리는 시점이 2018년입니다.”
이장훈 부사장은 백화점과 기타 유통채널에서 브랜드간 명확한 색깔을 드러내는 것, 그러기 위해서 ‘보여줘야 할 것, 보여지는 것’들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매장의 파사드, 비주얼 적 요소 등에 뚜렷한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 지이크 파렌하이트가 2018년 B.I를 비롯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 것도 그와 맥락을 같이하는 작업 중 하나이다.
2017년 연말에 화제가 됐던 한중 합작 남성복 브랜드 ‘마크 엠’도 신원이 2018년 미래의 성장동력이며 신원의 글로벌 비즈니스영역을 보여준다.
이장훈 부사장은 “마크 엠은 한중관계 해빙에 일조하는 것은 물론 한국패션기업이 중국패션시장에 진출하는 새로운 해법으로 성공적 사례를 남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성복 부문에 있어 국내 최초의 한중합작 브랜드로 기록될 ‘마크 엠’은 중국의 주요유통을 확보하고 있는 진잉그룹과 함께 전개한다.
포멀보다는 캐주얼을 베이스로 신원의 기획력과 생산력, 진잉그룹의 현지 전개력이 어우러져 중국은 물론 향후 아시아지역으로 진출할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켜 간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본격 전개보다 2018년 자사의 대표 매장이나 편집샵을 통해 일부 사입을 통해 테스트를 하는 방식으로 소개한다. 시장상황에 발맞춰 서두르지는 않을 방침이다.
신원은 조직력·믿음 강한 기업
“신원은 조직력과 믿음이 굳건한 회사입니다.” 이장훈 부사장은 이러한 강점에 힘입어 브랜드별 사업부와 홍보, 인테리어팀까지 아우르는 전체 회의를 지속하며 변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옷으로 만 표현하지 말고 브랜드의 색깔을 살리고 스타일링, 연출력 등 새로운 소통도구를 활용해야 합니다”고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신원의 완성된 전면적인 변화는 2019년부터는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강직한 신원의 이미지가 자칫 유연성 부족으로 볼 수 있지만 생산이나 물류 등 제반에 있어 충분한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원은 최근 젊은 소비자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신원 몰’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제 막 스타트했으니 모바일이나 e커머스 비즈니스를 확대해나가는 물꼬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젊은층들과 TF팀도 구성,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진지한 연구도 하고 있다. 이장훈 부사장은 신원의 MD로 출발해 모델로 활약한 바도 있으며 남성복 ‘본’을 런칭한 경력을 갖고 있다. 본인 스스로 연출을 즐기는 패션피플이다. “요즘은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 보다는 아이템이 좋아 소비하는 추세입니다. 그런 만큼 연출을 잘하고 홍보포인트를 정확하게 짚어내는 것도 중요하죠”라며 소통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밸류 제고, 멋지게 부상!
이장훈 부사장은 “레드오션에서도 돈 버는 기업은 있어요. 자생력을 가지고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하려고 노력하죠. 또한 회사는 자전거에 비유하고 싶어요.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움직여야 굴러가거든요” 라며 기업경영에 대한 마인드를 밝혔다.
“신원은 화합하는 문화가 있고 어려움을 극복한 만큼 내성이 강한 기업입니다. 굳건한 하드웨어를 갖췄으니 소프트웨어를 잘 살려 새해에는 패션 밸류를 갖춘 멋진 기업으로 거듭날 것입니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