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ial 4.0/창간특집] ■ 박서기 IT혁신연구소 소장 - “고객의 마음속에 숨어있는 욕구 발견하고 각종 기술 융복합해 새 시장 창출하는 것”

4차 산업시대 정신은 상상을 깨는 혁신 걸림돌은 각종 관련 규제와 도입 의지 섬유·패션 빅데이터 분석·활용 요구돼

2017-07-14     나지현 기자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는 이들에게 쉽게 정의해준다면?
“4차 산업혁명이란 모든 것이 연결되고 지능적인 서비스가 가능한 세상을 말한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이 변화를 주도하는 주요기술인 것은 맞지만 지금까지의 산업 시대이후 살아왔던 세상과는 다른 차원의 세상이 열리고 있다는 것을 다 설명하진 못한다.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의 공유경제, 페이스북, 알리바바와 같은 플랫폼 경제 등의 출현은 지금까지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던 서비스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가상현실과 기술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혁신적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소비자들은 더 편리하고 최적화된 서비스의 진화로 상상하는 모든 것이 가능해지는 시대를 맞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정의할 수 있는 가장 큰 키워드는 무엇보다 소비자의 숨어있는 욕구와 니즈를 발견하고 여기에 기술적인 측면의 융복합을 통해 우리가 그동안 꿈꾸지 못했던 새로운 산업의 태동을 일컫는다.

영국의 잇 위드(Eat With)라는 서비스는 세계 각지의 여행자들에게 집 밥을 함께 공유하는 서비스다. 이렇듯 고객의 마음속에 숨어있는 욕구를 발견하고 사용자의 욕구에 맞게 현재 가능한 각종 최신 기술들을 융복합한 새로운 시장의 창출이 활발하다.”

-그렇다면 현재 기업들이 무엇을 해야 하며 놓치는 것들은 무엇일까?
“현재 패션기업들은 빅데이터의 분석을 기반으로 한 경영목표 설정을 잘 못하고 있다. 결국 데이터 활용을 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을 더 편리하게하고 혁신을 바탕으로 한 이업종간의 자유로운 융복합으로 새로운 산업의 부흥이 시작됐다. 앞으로 각 산업별로 새롭게 떠오르는 비즈니스 모델과 기존의 방식을 깨는 패션·섬유·유통 스타트업들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다. 이들은 곧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새로운 주역들이자 세상을 바꿀 플레이어들이다.

기업들은 오늘날 사람들의 고민과 필요성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알아내는 것부터 시작해야한다.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 처한 어려움을 과도하게 극복하기 위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그 목표는 상상을 깰 정도로 기존 상식과 관점을 뒤흔들만한 혁신적인 것이어야 한다.

유니클로의 경우 ‘싸고 저렴한 옷’만으로 오래갈 수 없을 것이라는 전략에서 R&D팀을 구성해 혁신적인 소재의 발열내의 히트텍을 탄생시켰다. 이는 4차산업시대에 반드시 고민해야할 ‘정신’이다. 많은 이들이 최신 기술의 융복합에만 관심을 갖는다. 그것보다 선행돼야 할 것은 새로운 수요와 니즈를 발견하는 것이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숨어 있는 니즈를 발견해 세상을 바꾸는 것’. 이 발상에서 부터 시작해야한다.

패션 분야에서도 판매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 접목과 이를 활용하기 위한 고도화가 불가피하다. 버버리 또한 패션분야에서는 모바일 기반의 패션테크를 접목해 초석이 된 사례가 있다. 전 세계 각 인구에 따라 다른 체형과 피부색을 고려해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용자와의 교감으로 매출을 극대화했다. 이렇듯 사용자와의 교감은 4차 산업혁명의 또다른 키워드가 될 것이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같은 최신의 기술이 아니어도 좋다.

우버, 에어비앤비처럼 집과 차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을 끌어낸 사례, 영국 잇 위드처럼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에게 집밥을 공유하는 서비스 등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하지만 아주 일상적인 것에서 시작된 발상과 아이디어에서 끌어낸 혁신적인 사고의 전환이 세상을 바꿀 것이다. 고객의 마음속에 있는 숨어있는 욕구의 발견, 그리고 사용자의 욕구에 맞게 현재 가능한 각종 기술들을 융복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 이것이 키워드다.”

-현재 한국은 4차산업혁명 경쟁력이 어느 수준이라고 보는가? 그렇다면 우리보다 상위 국가들은 어떤 식으로 접근하고 있는가.
“우리나라 4차산업혁명 경쟁력의 수준은 한참 뒤처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차산업혁명을 위한 각종 기술의 활용 수준에서 많이 뒤처지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가상현실·증강현실, 클라우드컴퓨팅 등 많은 기술 분야에서 활용 수준도 뒤떨어지고, 관련 기술 공급업체의 경쟁력도 글로벌 수준에 비해 많이 뒤떨어진다.

사실 미국에서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단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4차산업혁명의 주요 특징인 플랫폼 경제 등 디지털혁신 활동이 이미 10여년전부터 보편화됐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들은 4차산업혁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지만 4차산업혁명의 주요 현상을 가장 잘 구현하고 있다. 인간사의 모든 영역에서 디지털 혁신을 고도화하는 것이 곧 4차산업혁명의 지름길이고, 이런 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관련 기술의 개발과 활용이 점점 고도화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우리 몫으로 돌아가 지금까지 이야기한 유통 제조 정보흐름의 혁명을 실제 산업 현장에 어떻게 접목해야 하나.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대기업이나 파괴적 혁신 스타트업의 공통된 특징은 고객이나 사용자의 새로운 니즈를 충족시켜주고 있다는 점이다. 자가용 공유서비스인 우버나 숙박 공유서비스인 에어비앤비 모두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불과 몇 년만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지금 미국은 또다른 의미의 이색서비스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또 전통기업이나 대형 디지털기업들은 비즈니스 혁신, 고객서비스 혁신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아마존의 머신러닝 기법을 적용한 무인편의점 ‘아마존고(Amazon Go)’나 드론을 이용한 무인 택배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예다. 골드만삭스가 최근 2년여동안 600명의 트레이더 중 단 2명만 남긴 채 598명을 해고하고,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로 트레이더 업무를 모두 교체한 것도 주목할 만한 사례다.

문제는 이런 변화를 국내 기업들이 도입하기에는 관련 규제들이 큰 걸림돌이 되고 있고, 기업들의 적극적인 도입 및 활용 의지가 약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4차산업혁명을 위해 기본적으로 고민해야 할 대표적인 사례로, 갭(Gap)이 몇 년 전 추진해 큰 관심을 모았던 ‘매장 배송(Ship From Store)’ 전략을 들 수 있다.

갭은 온라인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빠른 배송 전략의 일환으로 전자상거래로 주문한 고객의 배송지에서 가장 가까운 매장으로 직접 주문한 의류를 배송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복잡한 IT 신기술을 도입하기보다 재고 보관, 물류 처리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온라인투오프라인(O2O) 개념을 도입해 고객만족도를 높인 것이다. 이런 다양한 시도가 곧 4차산업혁명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