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신세계는 없다, 현장에 귀와 사고를 열어라”
신원의 남성복 ‘반하트 디 알바자’의 김종홍 사업부장과 신세계 강남점 매니저는 함께 4월중 일본 출장을 간다. 남성복 마켓이 난항 중에도 불구,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하트 디 알바자’는 큰 폭의 성장세를 지속해 왔고 그 중에서 1등 매장이 신세계 강남점이다. 4월의 일본 행은 단순한 포상이라기 보다 장인급 매니저로서의 ‘자가부상’을 위한 교육의 일환이다.
일본에서 상위를 달리는 하이앤드 매장을 방문하고 장인급의 매니저를 만나는 것이 주요일정이다. 사고와 문화, 접객 매너 등 품격있는 매니저로서 자세를 재정립하는 기회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반하트는 매년 정례적으로 두 번씩 이 같은 과정으로 우수 매니저와 사업부장의 동반 출장을 기획하고 있다.
반하트는 지난 1월과 2월 전년대비 각각 60%, 70%이상씩의 외형성장을 했고 이번 시즌 주요백화점 MD개편에서 코모도 등과 함께 가장 신규매장을 많이 확보한 브랜드 중 하나다. 더구나 지난해 개성공단이 막히면서 상반기까지 충분한 물량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한 바탕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선전으로 두자리 성장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늘 불경기는 돌고 돌아오지만 살아남고 성장하는 브랜드의 사례는 여성들의 다이어트 성공사례만큼 관심이 크다. 공식은 누구나 알지만 실천이 어렵다는 것도 공감하면서 말이다.
“기본에 충실하라”, “해법은 현장에 있다”는 원론적인 말이다. 기업의 시스템에 따라 실천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개성공단이 막히면서 국내 생산으로 급 선회 해 비중을 높였고 스팟, 리오더가 발빠르게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재정립했다. 또한 현장, 즉 1차 고객인 매장의 매니저와 백화점 바이어로부터 밀착 의견수렴을 했다. 이어서 대표 매장의 리프레시 후 고객들로부터 직접 반응을 물어 인테리어와 제품에 신속하게 반영했다.
불특정 다수 볼륨화시대 끝나고
‘필살기’ 정체성 강한 브랜드시대
首長의 사고전환 어느때 보다 절실
남성복 불황속 ‘반하트’체질개선 주목
아날로그식 원론중시 경영자들 두각
정장제품이 잘 팔리지 않는 때 고급 수트를 전면에 내세우다 보니 클래식한 내셔널 정장이미지가 고착돼 디자이너 컨템포러리를 지향하는 ‘반하트’의 정체성이 오도 돼 있었다. 젊고 컨템포러리한 자켓과 토탈코디룩이 가능한 제품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인테리어를 모던하게 변화시키면서 젊은 고객들의 입객이 늘어났다. 또한 컨템포러리 캐주얼에서 보여지는 심플한 코트류의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면서 일부 제품의 완판, 리오더가 이어지고 70~90%이상씩 아이템마다 높은 판매율을 보이기까지 하면서 ‘컨템포러리 반하트’는 입소문과 함께 정체성을 회복했다.
이 과정에서 정장 판매에 큰 비중을 둬 온 매니저들을 설득하고 판매원들을 재교육시키는 어려움이 뒤따랐지만 ‘반하트’는 이를 극복해 냈다. 로가디스컬렉션, 엠비오 등 이번 시즌 전개를 중단한 브랜드들의 백화점 3사 주요점에 속속 진입을 해 ‘위기는 곧 기회’임을 입증케 했다.
던필드 알파 서순희 회장의 현장경영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전국 주요상권과 자사 매장들을 지역별로 직접 ‘라운딩’하고 점주들의 애로사항과 고객들의 평가를 직접 접수하고 바로 실행하는 추진력이 남다르다. 가두상권의 부침이 심한 가운데도 지난해부터 상위권에 진입하고 있으며 점별 효율이 지속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대표자리에 오른 형지아이앤씨의 최혜원대표 역시 젊은 에너자이저이다. 최병오 회장의 2세 경영인으로서 침착하고 끈기있게 대부분의 시간을 ‘현장’에서 보낸다. 그 결과 백화점 여성 캐릭터 조닝이 전체적으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캐리스노트’로 동시장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효과를 냈고 ‘스테파넬’ 은 지난해 우수 매장확보에 이어 올 상반기에 성장세를 자신하고 있다.
두 브랜드 모두 종전에 전개해 온 업체들이 성공을 거두지 못했음에도 불구 최혜원 대표에게는 가능한 승부수가 되고 있다.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아날로그 시대의 원론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지 모른다.
이제는 외형을 키워 큰 폭의 성장세를 구가하던 시대는 끝났다. 브랜드별 확고한 정체성을 정립하고 자신의 뚜렷한 색깔과 장점을 효과적으로 피력하면서 적정규모의 내실성장을 구가해야 하는 시대다. 섬세한 여성경영인들이 발로 뛰는 현장경영기법이 주목받는 것도, 고감도를 지향하는 컨템포러리 남성복브랜드의 안착에 시선이 집중되는 것도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