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4차 산업혁명시대…성장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달렸다
기존 사업전개 방식 탈피…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때 고객 세분화 민첩 대응 등 ‘맞춤·개인화’ 구축해야
장기 저성장시대, 우리기업의 핵심 성장동력과 경쟁력은?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과의 바둑대결로 인해 우리는 새로운 변혁이 도래했음을 인식하게 됐다. 전 세계 기업인, 정치인, 경제학자 등 전문가 2000여 명이 모인 일명 ‘다보스포럼’이라고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의 연례회의에서도 화두가 ‘제4차 산업혁명의 이해’ 였다.
WEF는 ‘제4차 산업혁명’을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과 바이오산업, 물리학 등의 경계를 융합하는 기술 혁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전의 산업혁명은 농업·수공업 위주의 경제가 공업과 기계를 사용하는 제조업 경제로 발전해가면서 일어난 단계적인 것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규모, 범위, 복잡함의 정도에서 인류가 이전에 경험한 그 어떤 것과도 같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다가올 기술혁명이 우리가 살고 일하는 방식,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방식과 심지어 우리의 정체성까지도 바꿔놓을 것이라고 하고 있다.
산업간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고 노동 시장의 양극화도 심화될 것이다. 산업계의 경쟁자들이 서로 협조적 경쟁이 일상화될 것이고 유비쿼터스, 인공지능, 빅데이터의 발전이 전체 산업의 생산과 분배 그리고 소비자의 소비 형태까지 빠르게 바꿔 놓을 것이다.
이런 4차 산업 시대 이전의 경영의 요체는 ‘예측’ 과 ‘계획’이었다. 이 시기에는 제품 혁신 혹은 프로세스 혁신이 성장의 핵심동력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변화의 빈도가 높아 다양하고 세분화되어 더 실시간 서비스를 요구하는 고객의 욕구에 부응하지 못하게 된다. 새롭게 등장하는 사물인터넷 기반에 기존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구체화하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기업의 핵심 성장동력과 경쟁력이 된다.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의 저자인 알렉산더 오스터왈더는 “비즈니스 모델이란 하나의 조직이 가치를 포착하고 전달하고, 창출하는 방법을 기술하는 것”이라 했다. 여전히 한 해의 막바지에 이를 즈음 5개년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는 기업들이 있다. 그 사업계획은 이미 과거의 유물이 됐는데도 말이다.
변혁의 시대, 패션 산업을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는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숙박시설 하나 없는 숙박공유플랫폼 스타트업 에어비앤비와 모바일 차량 예약 서비스인 우버가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각각 30조 이상의 기업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제까지 패션 비즈니스에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노력보다는 시장에서 이미 검증하고 성공한 방식을 답습하는 패스트 추격자(Fast Follower)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레저 트렌드가 성장하면서 아웃도어 의류 시장의 팽창이 단편적인 실례이다. 지난 몇 년간 아웃도어 시장이 구세주 역할을 하며 패션 기업의 성장을 이루다 보니 너도나도 아웃도어 의류를 개발하거나 제휴를 통해서 시장에 진입하여 시장은 금방 포화되었고 후발 업체는 위험한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레저를 즐기는 아웃도어 제품과 서비스에 고객의 관심은 고조되는데, 이런 요구를 충족 해 줄 수 있는 아웃도어 시장의 혁신적인 비즈니스 개발이 뒤따르지 못했다. 카피 제품으로 시장진입을 했으니 서로 망하자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레저 사업을 위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이다.
또한 한때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 안경산업에서 대한민국이 60% 이상 차지했는데, 지금은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와비파커(Warby Parker)는 안경 산업에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한 예이다. 안경회사로서 미국경영월간지 ‘패스트컴퍼니’가 선정한 2015년 가장 혁신적인 기업에 선정된 와비파커는 설립한지 6년된 신생 벤처회사였다.
애플과 구글을 제치고 최고의 혁신기업에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와비파커는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재료의 대부분이 플라스틱으로 값이 비싸지 않고 제작 공정 또한 복잡하지 않는 안경이 스마트폰만큼 비싼 이유에 의문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다. 와비파크가 최고의 혁신기업으로 선정된 이유는 지난 100년간 변화가 없이 고착된 안경 업계의 판도와 유통구조를 바꾼 점을 높이 꼽았다고 패스트컴퍼니는 밝히고 있다.
안경을 구입하려면 안경점에 방문해서 시력 검사를 하고 안경을 구입하는 방식이 아닌 홈 트라이온(Home try-on)이라는 시스템을 개발하여 온라인에서 직접 구매하도록 한 것이었다. 홈 트라이온에 접속해서 원하는 안경을 5개를 신청한 후 시력 확인서를 업로드 하면은 2주뒤에 5개의 안경을 보내준다. 착용해보고 만족한 것을 사용하고 아닌 것을 반송하는 방식이다. 배송비용은 와비파크가 전부 부담한다.
최근에 이 회사는 매장을 개설하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 멀티 비즈니스 유통방식도 시도하고 있다. 결국 와비파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고객의 가치를 창출하는데 성공한 기업이다.
대한민국은 세계 3대 스포츠 행사인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대회를 모두 개최하였지만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가 없다. 일본은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미즈노와 아식스를 글로벌 브랜드화하는데 성공했다. 우리는 스포츠를 비즈니스로 인식하지 않고 스포츠 이벤트에 치중하다 보니 수십 조원의 성장 잠재력이 있는 시장에 내놓을 만한 스포츠 브랜드가 없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는 지난 수 십 년간 나이키와 아디다스로 굳어진 시장에서 민첩하게 고객의 니즈를 세분화하며 실시간 고객의 반응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으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 언더아머(UnderAmour)가 아디다스를 제치고 나이키를 따라 잡으려는 성장세로 질주를 하고 있다.
둘째는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민첩함이다. 리앤펑(Li& Fung) 회사는 과거 한국이 잘 했었던 종합 무역 상사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재 창출했다. 리앤펑은 미국에서 주문 받으면 중국 회사에서 단추를 주문하고, 지퍼는 한국, 실은 일본에서 구입한 후 파키스탄에서 완제품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공장과 물류시설이 없는 리앤펑은 매년 20억 벌 이상의 옷을 판매하고, 매출은 20조원이 넘는 글로벌 기업이다. 이를 위해 전 세계 40개국에 1만5000개 이상의 공급자 네트워크와 200만 명 이상의 관련 업체 직원이 일을 하지만, 자체 공장은 단 하나도 없다. 물류시설도 없다. 단 한 명의 재봉사도 고용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지금 리앤펑은 비즈니스위크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회사 29개’ 중 하나로 선정하고, 포브스가 ‘아시아에서 가장 놀랄 만한 50개 기업’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자체 공장 하나 없이 옷을 만드는 리앤펑의 독특한 비지니스 파트너 시스템이 가져온 결과이다. 리앤펑은 거래처의 가격을 낮추려는 노력보다 가치를 더 올리려는 민첩한 비즈니스 네트워크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그리고 리앤펑은 혁신 아카데미를 통해 스타트업 기업을 키우고 미래 패션 테크놀로지 분야에서도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변혁의 시기에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새로운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세분화 되어가는 고객의 요구에 더욱 민첩하게 맞춤화 및 개인화를 구축해 낼 수 있는 것이 해답이 될 것이다.
글쓴이 : 최원식 박사
마켓포럼 대표, 린스타트업코리아 공동대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저자는 본격적으로 국내에서 마케팅이 태동되던 무렵.
P&G코리아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25년간 글로벌기업(아디다스코리아, 알리안츠생명)과 국내기업(SK, 매일유업,차병원그룹)에서 핵심적 활약을 해 왔다. 기업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의 위치에서 신규사업, 신상품개발, 브랜드, 마케팅, 고객인사이트, 비즈니스모델개발, CRM분야의 전문가로서 수많은 성과를 거뒀다.
이같은 경험과 성과는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돌파구를 마련해 줄 새로운 이론과 실천학문을 연구할 수 있는 밑거름이 돼 마침내 ‘린 스타트업(Lean Startup)과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을 활용한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라는 연구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기업과 스타트업에 이 이론을 전파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경영과 디자인을 융합한 디자인 씽킹 방법으로 기업들의 혁신적인 신규사업 및 신제품 개발에 관한 컨설팅, 워크숍, 강의, 자문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아이디어가 실제 창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린스타트업 방식으로 스타트업 기업들의 창업과 비즈니스 모델 멘토링을 하고 있다. 역서로는 오감브랜딩, 브랜드자산경영, 마케팅 바이블, 스몰데이터, 헬로 스타트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