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상권 기상도] 무더위에…옷 장사, 피마른다
체험 캐릭터샵 큰 인기
[서울] 실내 공간인 강남 코엑스몰에는 사람들이 북적였다. 매장 곳곳에는 30%~50%까지 시즌 오프 세일을 알리는 입간판과 플래카드가 있다. 코엑스몰은 전월대비 25%이상 성장했다. 최근 신세계프라퍼티가 코엑스몰 우선 협상자로 선정되면서 10월에는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으로 코엑스 상권이 점점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코엑스몰에는 스타럭스가 전개하는 이탈리아 실용주의 가방 브랜드 브릭스가 지난 7월말 첫 번째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다. 브릭스는 7월말 주말 목표대비 성과를 거두며 순항중이다.
지난 5월에는 에스제이컴퍼니글로벌이 전개하는 엔솔이 오픈했고 파라나스몰에는 8월 중 무인양품의 무지(MUJI)가 오픈할 예정이다. 코엑스몰에는 편집샵과 신발과 가방 브랜드들이 플래그십스토어를 비롯해 브랜드 첫 안테샵으로 입점하는 추세다.
코엑스몰 매장 관계자는 “7~8월 코엑스몰은 방학을 맞은 1020세대 고객이 많이 오가는 곳이다. 유동인구만큼 7월 매출이 많이 오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명동 상권에는 에이랜드가 지난 5일 복합쇼핑몰 눈스퀘어에 의류,잡화, 화장품까지 추가한 라이프스타일 멀티샵으로 4층에 입점했고 ABC마트의 프리미엄 퍼포먼스 멀티숍 넥스텝이 지난 12일 오픈해 편집샵이 다양화되고 있다.
강남상권은 이모티콘 캐릭터샵인 카카오프렌즈 강남점과 뉴욕 수제버거전문점 쉐이크쉑(Shake Shack)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선 고객들로 북적인다. 카카오프렌즈 프래그십 스토어는 한 달이 지났지만 20여분을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하고 일명 쉐이크쉑버거 매장은 1시간 이상 기다려야 주문이 가능하다.
식음매장 인기, 패션은 비수기
[경기] 판교 상권의 복합쇼핑몰 아브뉴프랑은 무더위로 인해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여름날의 추억을 내세우면 캐릭터, 솜사탕, 타투 등의 나이트마켓 이벤트를 펼치고 있었다. 인근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패션 의류 매장보다는 식당 지하층과 스포츠와 복합편집샵 등이 있는 5층부터 고객들이 많았다. 특히 더위를 피하기 위한 가족 나들이객이 주를 이뤘다. 백화점과 가두점 매장에는 여름 세일과 함께 FW 상품이 출시돼 있었다.
매장 관계자는 “패션 의류쪽보다는 캐릭터샵이나 편집샵에 사람이 많다. 매출은 전월대비 역신장에 가깝다. 9월 초에 추석이 있지만 더위가 그때까지 이어질 것 같아 매출상승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아브뉴프랑 관계자는 “유럽형 로드 상가로 형성돼 있어 7~8월은 상대적으로 비수기다. 이번트 행사를 통해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아브뉴프랑은 충성고객이 많이 찾는 지역인 만큼 브랜드 안테나샵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캉스매기 조기 종료, 주름살
[충청] 더운 날씨로 일찍 휴가를 떠나는 이들로 인해 바캉스 제품의 출시 봇물과 함께 다양한 프로모션 덕분으로 소폭 매기가 돌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일찍 끊긴 분위기다. 단품 판매로 버텨야 되는 시기에다 워낙 구매 채널이 분산되면서 객단가 하락이 본격화된 시기라 점주들의 시름이 깊다. 가두 상권에도 동대문 바잉을 기반으로 한 크고 작은 보세샵부터 스트리트 브랜드까지 저가 상품을 내세운 매장들이 속속 입성해 가격 경쟁력이 더욱 심화됐다.
매장을 운영 중인 점주는 “지속적으로 경기 흐름이 안 좋다보니 손님들도 싼 것만 찾는다. 래시가드, 바캉스 제품 등도 요즘에는 복종 구분 없이 다 출시하다보니 집중도가 떨어져 올해는 큰 재미를 못봤다”고 말했다.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상권의 구조적인 환경 개선과 도시계획을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점주는 “거리 축제나 상권 연합 이벤트 등 가두 살리기를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갈수록 객단가와 입점 고객이 줄어드니 제살 깎아먹기식의 할인과 넘치는 포스터로 싸구려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어 걱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9월까지 더운 날씨가 전망되면서 업체들은 가을 간절기 물량에 대한 증감과 소재, 두께감, 기장감 등을 월별로 세분화해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휴가철 장사, 이젠 옛말
[강원] 폭염을 비롯해 국지성 폭우로 상권 내 유동인구가 많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마다 여름 휴가철에는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상권 활기가 높은 편이었는데 올해는 그것마저 신통치 않다는 반응이다. 원주 중앙로 상권은 폭염을 피하기 위해 대형 몰 등으로 고객이 많이 빠져나갔다.
방학 중이지만 젊은 층들의 방문은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분위기가 이런 수준이다보니 신규 오픈 소식도 전무한 상태. 거의 반년 이상 빈매장으로 비어있는 곳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상권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활로를 찾고 있지만 큰 힘이 되지는 못했다.
동해상권은 휴가를 맞은 고객들이 다소 붐비는 양상을 보였다. 최근 ‘크로커다일 남성’ 매장이 A급 위치에 새롭게 오픈해, 일 매출 200만 원대를 올리면서 그나마 선전한 소식이 들렸다. 속초도 예전과 같지 않은 모양새다. 관광객들이 중앙시장에 먹거리를 찾아 많이들 방문했지만 올해는 그것도 저조했다.
상권 내 관계자는 “그래도 한여름 인파가 많이 몰려 한 시즌 장사하기에는 좋았지만 올해는 그것도 신통치 않다. 사람이 몰리는 것도 예전만 못하다. 국내 여행보다 해외로 다들 나가는 것 같다. 더위가 빨리 가셔야 사람들이 옷을 하나라도 사지 않을까 추워지길 기다린다”고 전했다.
살인적 폭염, 가두 대 몸살
[경상] 전국이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가두 매장은 더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찜통 더위에 유동인구는 대폭 줄고 그나마 대형몰이나 백화점 쪽으로만 사람이 몰려 비수기에 더욱 타격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광복동 상권은 휴가철을 맞아 관광객이 몰리긴 했지만 먹자골목을 비롯한 먹거리쪽으로만 수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매장이 즐비한 중심상권은 큰 변화 없는 분위기다. 다만 골목 안쪽으로 이색 디저트카페 등 먹거리 매장이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웃도어 매장은 더욱 타격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상권 내 한 관계자는 “안그래도 비수기지만 아웃도어 브랜드는 더욱 타격을 받았다. 상위권에 드는 아웃도어 브랜드지만 매장 철수 수준이다. 옷가게를 계속 해야되나 라는 고민도 거듭된다”고 전했다. 특히 나들목 상권 아웃도어 브랜드도 부침이 심했다. 서김해 나들목 상권은 인근 아울렛 매장으로 손님이 많이 뺏기면서 일매출 300~400만 원대에서 200만 원 이하 수준으로 폭락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진영 나들목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과거의 영광은 잊은 채 매장이 속속 퇴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신규 골프 ‘까스텔바쟉’ ‘와이드앵글’ 등이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구미 상권은 스포츠를 중심으로 보세, 여성복 등이 신규 입점하면서 상권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폭염 영향, 발길 뚝
[전라]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면서 상권에도 발길이 끊겼다. 일찍부터 휴가를 떠나거나 쇼핑몰이나 백화점으로 고객들이 몰리면서 상권은 한산하다. 7월은 전년과 비교해서도 매장마다 20~30%씩 역신장하는 추세다.
익산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 점주는 “날씨가 너무 더운 것도 영향을 미치지만 입점 고객들의 구매력 약화가 올해는 유독 뚜렷하다”며 “입점 고객들의 객단가가 많이 낮아지고 팔만한 아이템도 줄었다.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이를 인지하고 소비를 줄이는 분위기다. 소극적인 쇼핑을 하고 있는 추세다”고 밝혔다.
한편, 아웃도어 장르가 급격한 하강 사이클에 접어들면서 상권에서 체감하는 수준은 예상 이상이라는 말이 돌 정도다. 최근 운영하던 아웃도어 매장을 철수 한 점주는 “60~70% 할인행사로도 구매 활기가 없다. 정상 판매는 반 토막 수준도 못된다. 주요 구매층이었던 중장년들이 아예 돌아섰기 때문이다. 8~9년 전 부흥기 이전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휴가철인 8월 절정의 더위가 이어지는 통상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상권은 가을 품번 출시와 함께 선선한 바람이 불어 매기가 살아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