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정치권 성토 나서
12월 마지막 국회 본회의 파행으로 전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원래의 전안법이 전면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소상공인 보호와 법의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을 1년간 유예하며 더 나은 방법을 모색했지만 아무런 성과 없이 시간만 낭비한 꼴이 된 것이다.
국회는 당초 본회의를 열어 규제 대상에서 영세 소상공인 제외를 핵심으로 하는 전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심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야 대치로 예정된 본회의가 불발되면서 아예 법안 상정 자체가 안된 것이다. 정치권은 연말까지 본회의 개의를 위한 접촉을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1월 1일부터 대부분 영세 소공인과 온라인몰 사업자, 구매대행 병행수입업자들은 범법자 신분이 된다. 행정처벌은 둘째치고 그 동안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던 일반 국민이 국회 입법절차 미비로 법을 어긴 죄인이 되는 것이다.
개정안이 12월 국회를 통과하면 법률에 따라 다시 6개월간 법 시행 유예기간이 적용되면서 7월부터 전면 시행될 예정이었다. 업계는 그 사이 바뀐 법률에 따라 준비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번 국회 본회의 무산으로 ‘백약이 무효’가 되어버린 상황이다.
개정된 전안법은 전면 개정이라고 부를 수준으로 업계 의견이 폭넓게 반영되면서 기대가 컸지만 이번에 국회 통과가 무산되면서 업계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이미 인터넷에는 제19대 당시 전안법을 발의한 국회의원 명단이 떠돌며 반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고 전폐모(전안법 폐지를 위한 모임), 동대문 관련 카페 등에는 무책임한 정치권을 성토하는 글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동대문에서 일하는 한 소상공인은 “2018년 새해 첫날부터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백만원의 인증 비용을 부담하거나 이를 지키지 못해 범법자로 내몰릴 위기에 처해있다”며 개정안 통과를 촉구했다. 전폐모는 국회 앞에서 피켓 시위에 나설 예정이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안법, 18살 미성년자에게 정부가 직접 찍어주는 범죄자 낙인!’이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24일 마감된 이 청원에는 21만여명이 동의한 상태여서 청와대가 직접 답변에 나서야 하는 사안이 됐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전안법 폐지 또는 개정을 청원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류산업협회 관계자는 “현재 법은 개정법이 아니므로 그대로 시행될 경우 복합적 문제가 발생해 혼란만 가중될 뿐”이라며 “연내에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