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쇼핑몰 유어스 운영권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상인들 대립이 장기화됨에 상가 매출이 크게 하락해 입점 상인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어스 입점 상인들은 양측간 대립으로 영업권 보호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겨울 의류 신제품 발주와 매장 인테리어를 늦추는 등 시즌 장사에 대비하지 못해 매출에 타격을 입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19일 서울시가 유어스 상가 점유권 확보를 위한 강제집행에 나서면서 정상영업을 하지 못해 상인들이 입은 피해는 약 45~5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서울시가 당일 상가 영업이 본격 시작되는 오후 7~9시 사이에 강제집행에 나섰다는 점이다.
유어스 상인협동조합 윤호중 이사장은 “(상인들 영업하는 밤에 말고) 낮에 와서 집행을 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서울시는 영업이 시작되는 8시를 전후로 잡아 강제 집행에 나섰다”며 “이날 서울시 강제집행으로 양측간 대치상황이 이어져 상인들이 입은 손실은 45~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상인들도 점차적으로 감정이 격앙되는 분위기다. 유어스 입점 상인 안희성씨는 “법 집행을 하더라도 상인들의 영업만큼은 보장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따졌다. 그는 “하루 영업을 망친 것도 문제지만 이를 지켜보는 외국인 쇼핑객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줘 장기적으로 고객이 줄어드는 게 더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인 송유진씨는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방법이 있는데 서울시가 이를 거부하고 막무가내 식으로 힘을 휘두르는 것 같아 ‘서민을 위한 행정’이라는 말에 깊은 회의를 느낀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상가 인수를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입점 상인들 매출은 예년의 최대 40%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날 쇼핑몰 오픈 시간이 다가오자 중국 유커들이 상가를 지키는 보안요원들에게 영업 문의를 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지방에서 올라온 소매 상인들도 양측간 대립 현장을 지켜보며 발길을 돌렸다. 당일 유어스 상가는 오후 7시 이전부터 상가를 출입하는 입구와 엘리베이터를 모두 폐쇄하고 서울시 강제집행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가 출입구에는 4.5t 트럭을 세워 진출입로를 막았고 현관 문에는 쇠사슬이 채워져 있었다. 이들 대형 트럭은 상인 및 점포 직원들 출근이 시작되는 7시30분 경부터 순차적으로 빠져나갔다. 상인협동조합 측은 “이날 서울시 강제집행에 대비하기 위해 상가 관계자와 상인 등 약 200여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달 29일부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점포를 개방하는 일반경쟁입찰을 진행하고 9월 이후 명도거부 상인들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 집행을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